♠.주지스님의 깊은 뜻 ♠

 

 

 

산 중턱에 자리잡은 어느 절에 한밤중에 도둑이 들어 귀중한 범종

 

을 훔쳐가 버렸다.

 

그 종은 110킬로그램 정도 되는 그리 크지 않은 것이었지만, 천

 

년 전에 만들어진 국보급 문화재였다.

 

주지스님은 범종이 없어진 것을 보고서도 그다지 크게 놀라지 않

 

았다. 눈을 지그시 감고 묵묵히 서 있다가 부엌으로 갔다. 종을 치듯

 

절구공이로 부뚜막의 쇠절구를 3~4초 간격으로 쳐 소리가 울려나

 

오게 했다.

 

 

"이 소리도 쇳소리요, 종소리도 쇳소리인 것, 쇠절구를 엎어놓으

 

면 ?O낮?볼록이 되고, 종을 엎어놓으면 절구처럼 오목이 되는 것,

 

울림이 크고 작을 뿐, 이 쇠절구도 종과 다름없는 것을· ·· ··· ,"

 

 

주지스님은 혼잣말로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것을 보고 마침 수행

 

중이던 한 선승이 말했다.

 

 

"스님, 종은 종이고 절구는 절구가 아니겠습니까?"

 

 

"이것도 종이니라."

 

 

"스님, 어찌 쇠절구를 종이라 하십니까?"

 

 

"어허, 어리석긴··· 물구나무를 서서 걷는 사람들의 세상이 있다

 

면, 두 발로 걷는 우리에게는 그들이 거꾸로 걷는 것이지만, 그들에

 

게는 두 발로 걷는 우리가 오히려 거꾸로 걷는 것 아니겠느냐.

 

그러니 쇠절구의 입장에서 보면 바로 매달려 있는 종이 엎어진 채

 

매달려 있는 것이고, 종의 입장에서 보면 바로 놓여 있는 절구가 엎

 

어진 채 놓여 있는 것이니라.

 

나는 절구의 입장에서 엎어져 있는 종을 바로 놓고 치는 셈이니 라."

 

 

그날 오후, 주지스님은 그 쇠절구를 종각에다 거꾸로 매달아놓

 

았다.

 

그리고 새벽마다 예의 범종을 치듯 그 쇠절구를 쳤다.

 

사람들은 그것을 '절구종' 이라 일컬었다.

 

 

 

그로부터 보름이 지난 어느 날, 경찰이 범종을 훔쳐간 도둑을 찾

 

았다는 소식을 보내왔다.

 

주지스님은 지체없이 경찰서로 달려갔다. 도둑을 취조하고 있는

 

수사관 옆 자리에 범종이 놓여 있었다.

 

사연을 들어본즉, 그 도둑은 지긋지긋하도록 가난한 중생이었다.

 

하나뿐인 어린 자식이 난치병에 걸려 신음하고 있었지만, 너무 가난

 

해 병원에도 못 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범종을 훔쳐 고물상에게 팔려다가 붙잡히고 만 것이었다.

 

주지스님은 눈을 감고 깊은 생각에 잠겨 있다가 경찰에게 말했다.

 

 

"수사관 선생, 이 딱한 중생을 풀어주시오."

 

 

수산관은 다소 놀라는 눈치였다.

 

 

"스님, 도둑을 풀어주라니오? 당치도 않은 말씀입니다. 그것도 천

 

년이나 된 국보급 문화재를 훔친 대도인데, 더더욱 풀어줄 수가 없

 

습니다."

 

 

이때 주지가 느닷없이 짚고 있던 나무 지팡이로 옆에 있는 범종을

 

마구 쿡쿡 찔러대며 큰 소리로 말하는 것이었다.

 

 

"이까짓 게 무슨 국보급 문화재란 말이오? 이것은 범종이 아니라

 

쇠절구올시다!"

 

 

수사관은 어이가 없다는 듯 주지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스님, 종은 위가 막혀 있고 아래는 뚫려 있습니다. 그와 반대로

 

쇠절구는 위가 뚫려 있고 아래는 막혀 있습니다. 쉽게 말해 종은 볼

 

록이요 절구는 오목인 것입니다."

 

 

"볼록이 오목이고 오목이 볼록이지. 뒤집으면 그게 그거지 대체

 

무슨 차이기 있단 말이오?"

 

 

주지는 범종을 뒤집어 아가리를 위로 향하게 한 뒤, 나무 지팡이

 

를 절구공 삼아 그 속에 넣고 절구방아을 찧듯 쿵쿵쿵쿵 찧기 시작

 

했다.

 

 

"보시오, 난 지금 절구방아를 찧고 있소이다. 이래도 이것이 쇠절

 

구가 아니란 말이오?"

 

 

수산관은 주지스님의 엉뚱한 행동에 가볍게 웃어버렸다.

 

 

"어쨌든 이놈은 문화재를 훔친 절도범입니다."

 

 

수사관은 수사관답게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이 중생이 이 종의 가치를 알고 골동품상에 팔려고 했다면 문화

 

재를 훔친 것이 틀림없소. 하지만 이것을 고물상에게 팔려다가 붙잡

 

혔지 않소이까. 때문에 국보급 문화재를 훔친 것이 아니라 낡아빠진

 

쇠절구를 훔친 것에 지나지 않다 이 말이오.

 

우리 절에는 쇠절구가 하나 더 있소이다. 내가 욕심이 많아서 쇠

 

절구를 두 개나 갖고 있었소, 하나를 남에게 주어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이 중생이 하나를 가져간 것뿐이오. 그러니 어서 집으로 돌려

 

보내시오."

 

 

"안 됩니다. 도둑을 풀어줄 수는 없습니다."

 

 

수사관은 업무적인 고집을 꺾지 않았다.

 

 

"그렇다면 좋소이다. 이 쇠절구는 쇠절구도 아니고 고철덩어리일

 

뿐이오, 천 년 동안 한 번도 무엇을 넣고 찧은 적이 없으니, 아무 짝

 

에도 쓸데없는 고철덩어리가 아니고 무엇이겠소. 아무튼 이 중생에

 

게 고철덩어리 하나 훔친 죄값만이 주어지기를 바라겠소.

 

그리고 마지막으로 부탁을 하나 더 하겠소이다. 이것을 돈 많은

 

돈구렁이에게 제값을 받고 팔아주시오. 그 돈으로 이 중생의 어린

 

자식을 치료하는 데 써주시오. 그러고도 돈이 남으면 그 나머지도

 

어려운 이웃에게 전해주시오. 사람이 죽어가고 있는데 나 몰라라 하

 

고, 이까짓 것을 종각에 매달아두는 것이야말로 그 얼마나 사치스러

 

운 노릇이겠소."

 

 

이렇게 말한 다음 주지스님은 경찰서를 나왔다.

 

그리고 산길을 타고 절로 돌아가던 중, 스님은 산기슭에서 뒷다리

 

가 부러져 피를 흘리는 산노루 한 마리를 발견했다. 스님은 얼른 승

 

복의 옷깃을 찢어 노루의 상처 부위를 감싼 다음 긴 염주를 끊어 마

 

련한 실로 단단히 동여매어 주었다.

 

주지스님은 산마루 고갯길에 오르자 바랑을 풀어 불경책을 꺼내

 

더니 대뜸 불살라버렸다.

 

 

"내 마음이 불경이거늘 이까짓 종이뭉치 따위가 무슨 소용이 있

 

단 말인가!"

 

 

그때 갑자기 하늘에 먹장구름이 몰려오더니 이내 굵은 우박이 후

 

드득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주지스님은 이번엔 바랑 속에서 목탁을 꺼내더니 산골짜기로 휘

 

익 던져버리는 것이었다.

 

 

"내 머리통이 목탁이거늘 저까짓 나무토막이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주지스님은 꼿꼿하게 서서 후드득 떨어져내리는 우박 속을 태연

 

하게 걸어갔다. 삭발한 둥근 머리가 우박에 맞아, 마치 목탁소리가

 

나듯 통통통 소리를 내고 있었다.

 

 

그로부터 몇 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 절의 종각에 매달아놓았던 쇠절구는 부뚜막의 제자리를 찾아

 

가 있었고, 종각에는 감자방울만한 작은 요령이 매달려 있었다.

 

주지스님은 새벽마다 범종을 치듯 그 요령을 쳤다.

 

그 요령 소리가 범종 소리처럼 멀리 퍼져가지는 않겠지만, 그 요

 

령을 치는 주지스님의 참뜻만큼은 더 멀리 퍼져나갈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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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 경 모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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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e8191♠.◐-*나를 닦는 108 배*-◐ 2014/11/19 | 조회:61 | 추천:0
     


      ◐-* 나를 닦는 108 배 *-◐
      (낭송 김신기) 모든 생명을 지극히 내 안에 모시고 살림의 장을 확산해 나가는 생명과 평화를 위해 108배를 올립니다. 001. 나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를 생각하며 첫 번째 절을 올립니다. 002.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해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며 두 번째 절을 올립니다. 003. 나는 누구인가? 를 생각하며 세 번째 절을 올립니다. 004. 나의 진정한 얼을 찾기 위해 네 번째 절을 올립니다. 005. 나의 몸과 영혼의 귀중함을 생각하며 다섯 번째 절을 올립니다. 006. 나의 영혼과 육체의 건강함을 위해서 여섯 번째 절을 올립니다. 007. 내가 원하는 진정한 삶은 무엇인가? 를 생각하며 일곱 번째 절을 올립니다. 008. 나부터 찾고 나부터 다스릴 줄 아는 지혜를 터득하기 위해 여덟 번째 절을 올립니다. 009. 오늘, 여기 살아 있는 목숨이 귀중함을 생각하며 아홉 번째 절을 올립니다. 010. 나의 생존의 경이로움에 대하여 열 번째 절을 올립니다. 011. 내가 나를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를 생각하며 열한 번째 절을 올립니다. 012. 가족 간에 항상 서로 사랑할 수 있도록 열두 번째 절을 올립니다. 013. 사랑 속의 강함과 기쁨의 성장을 체험하기 위해 열세 번째 절을 올립니다. 014. 오로지 사랑 속에서만 기쁨을 찾기 위해 열네 번째 절을 올립니다. 015. 하나의 사랑이 우주 전체에 흐르고 있음을 알기 위해 열다섯 번째 절을 올립니다. 016. 길을 잃어 헤매는 나에게 환한 빛으로 길을 열어준 스승님에게 열여섯 번째 절을 올립니다. 017. 내가 사랑하는 것은 바로 내 안에 살아있음을 느끼며 열일곱 번째 절을 올립니다. 018. 나의 스승이 내 안에 살아계심을 생각하며 열여덟 번째 절을 올립니다. 019. 내 생명의 샘물과 우주 뭇 생명의 기원이 내 안에 살아있음에 열아홉 번째 절을 올립니다. 020. 항상 모든 조상과 모든 신령이 지금 여기 내 안에 살아 계심을 알고 믿으며 나를 향하여 스무 번째 절을 올립니다. 021. 나로 인해 상처 받은 사람에게 용서를 빌며 스물한 번째 절을 올립니다. 022. 진실로 자신을 생각하여 나쁜 짓을 하지 않기 위해 스물두 번째 절을 올립니다. 023. 유리하다고 교만하지 않으며 스물세 번째 절을 올립니다. 024. 불리하다고 비굴하지 않으며 스물네 번째 절을 올립니다. 025. 남의 착한 일은 드러내고 허물은 숨기며 스물다섯 번째 절을 올립니다. 026. 중요한 이야기는 남에게 발설하지 않으며 스물여섯 번째 절을 올립니다. 027. 남에게 원한을 품지 않으며 스물일곱 번째 절을 올립니다. 028. 남에게 성내는 마음을 두지 않으며 스물여덟 번째 절을 올립니다. 029. 듣지 않은 것을 들었다 하지 않으며 스물아홉 번째 절을 올립니다. 030. OO 않은 것을 보았다고 하지 않으며 서른 번째 절을 올립니다. 031. 일을 준비하되 쉽게 되기를 바라지 않으며 서른한 번째 절을 올립니다. 032.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하기를 바라지 않으며 서른두 번째 절을 올립니다. 033. 세상살이에 곤란함이 없기를 바라지 않으며 서른세 번째 절을 올립니다. 034. 매 순간이 최선의 시간이 되도록 하기 위해 서른네 번째 절을 올립니다. 035. 세상을 정의롭게 살기 위해 서른다섯 번째 절을 올립니다. 036. 작은 은혜라도 반드시 갚을 것을 다짐하며 서른여섯 번째 절을 올립니다. 037. 이기심을 채우고자 정의를 등지지 아니하며 서른일곱 번째 절을 올립니다. 038. 남에게 지나치게 인색하지 않으며 서른여덟 번째 절을 올립니다. 039. 이익을 위해 남을 모함하지 않으며 서른아홉 번째 절을 올립니다. 040. 조그만 것을 투기하여 더욱 큰 것을 얻으려는 사행심에 마흔 번째 절을 올립니다. 041. 모든 탐욕에서 절제할 수 있는 힘을 기르며 마흔 한 번째 절을 올립니다. 042. 생존의 가치가 물질의 노예로 떨어지지 않기를 빌며 마흔 두 번째 절을 올립니다. 043. 내 것이라고 집착하는 것이 괴로움의 근본임을 알며 마흔 세 번째 절을 올립니다. 044. 내가 파놓은 구덩이에 내가 빠져 허우적거리는 우매함에 마흔 네 번째 절을 올립니다. 045. 나약하고 비겁하지 않은 지혜의 힘을 기르며 마흔 다섯 번째 절을 올립니다. 046. 참는 마음과 분한 마음을 이겨 선행 할 수 있게 하며 마흔 여섯 번째 절을 올립니다. 047. 강한 자와 결탁하여 약한 자를 업신여기지 않으며 마흔 일곱 번재 절을 올립니다. 048. 아첨하지 않고 정직을 근본으로 삼으며 마흔 여덟 번째 절을 올립니다. 049. 누구보다 내 자신에게 떳떳하고 정직한 사람이 되기 위해 마흔 아홉 번째 절을 올립니다. 050. 행복, 불행, 탐욕이 내 마음 속에 있음을 알며 쉰 번째 절을 올립니다. 051. 행복은 누가 주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만드는 것임을 알며 쉰 한 번째 절을 올립니다. 052. 평범한 것 이 소중한 것임을 깨달으며 쉰 두 번째 절을 올립니다. 053. 지나간 일에 집착하지 않고 미래를 근심하지 않으며 쉰 세 번째 절을 올립니다. 054. 소유하되 일체의 소유에서 벗어나기 위해 쉰 네 번째 절을 올립니다. 055. 인내는 자신을 평화롭게 하는 것임을 알며 쉰다섯 번째 절을 올립니다. 056. 참회하는 마음이 으뜸이 됨을 알며 쉰여섯 번째 절을 올립니다. 057. 지혜를 통해 자유를 얻을 수 있기 위해 쉰일곱 번째 절을 올립니다. 058. 마음을 쫓지 말고 마음의 주인이 되기를 원하며 쉰여덟 번째 절을 올립니다. 059. 자신을 닦는데 게을리 하지 않으며 쉰아홉 번째 절을 올립니다. 060. 나를 강하게 하는 시련들에 대하여 감사하며 예순 번째 절을 올립니다. 061. 시간이 흘러도 처음의 순수한 마음을 간직하며 예순 한 번째 절을 올립니다. 062. 모든 것에 감사하는 충만한 마음속의 기도를 위해 예순 두 번째 절을 올립니다. 063. 침묵 속에서 나를 발견 할 수 있음에 감사하며 예순 세 번째 절을 올립니다. 064. 자신의 삶에 충실 할 수 있는 고귀한 순수를 모시며 예순 네 번째 절을 올립니다. 065. 열악한 노동조건 속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을 모시며 예순 다섯 번째 절을 올립니다. 066. 가난으로 굶주리고 힘겨운 생활을 하는 빈민을 모시며 예순 여섯 번째 절을 올립니다. 067. 우리의 건강한 먹거리를 위해 땀 흘리는 농민을 모시며 예순 일곱 번째 절을 올립니다. 068. 많이 가졌든 적게 가졌든 남을 위해 나누는 마음을 모시며 예순 여덟 번째 절을 올립니다. 069. 내 몸을 빌어 귀한 생명으로 태어난 자식을 모시며 예순 아홉 번째 절을 올립니다. 070. 나와 더불어 사랑으로 하나 된 배우자를 모시며 일흔 번째 절을 올립니다. 071. 맑고 순수 한 영혼을 가진 장애우 들을 모시며 일흔 한 번째 절을 올립니다. 072. 함께 웃고 함께 울며 함께 길을 가는 친구를 모시며 일흔 두 번째 절을 올립니다. 073. 누릴 수 있으나 절제하는 자발적 가난을 모시며 일흔 세 번째 절을 올립니다. 074. 자신을 낮추어 낮은 곳으로 자리하는 겸손을 모시며 일흔 네 번째 절을 올립니다. 075. 항상 나 보다는 남을 배려할 수 있는 양보심을 모시며 일흔 다섯 번째 절을 올립니다. 076. 지구, 자연이 병들어 감을 생각하며 일흔 여섯 번째 절을 올립니다. 077. 사람의 생명과 지구 자연의 모든 생명은 공동체임을 자각하며 일흔 일곱 번째 절을 올립니다. 078. 인간의 욕심에 파괴되어 고통 받고 신음하는 생명들을 위해 일흔 여덟 번째 절을 올립니다. 079. 병들어 가는 생태계의 회복을 위해 일흔 아홉 번째 절을 올립니다. 080. 천지에 충만한 생명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여든 번째 절을 올립니다. 081. 생명은 영혼의 율동임을 깨달으며 여든 한 번째 절을 올립니다. 082. 생명은 사랑과 그리움의 대상임을 알고 느끼며 여든 두 번째 절을 올립니다. 083. 맑은 시냇물 소리에 정신이 맑아짐을 느끼며 여든 세 번째 절을 올립니다. 084. 맑고 고운 새소리를 들을 수 있음에 감사하며 여든 네 번째 절을 올립니다. 085. 시원한 바람소리에 내 몸을 맡기며 여든 다섯 번째 절을 올립니다. 086.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음에 감사하며 여든 여섯 번째 절을 올립니다. 087. 항상 제자리에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들꽃에 여든 일곱 번째 절을 올립니다. 088. 좌우를 품고 침묵하며 바람과 눈으로 일러주는 산과 들에 여든 여덟 번째 절을 올립니다. 089. 모든 식생을 살리고 언제나 생명들을 살리는 대지에 여든 아홉 번째 절을 올립니다. 090. 모든 생명들을 키워주는 하늘에 감사하며 아흔 번째 절을 올립니다. 091. 나 자신의 평화를 기원하며 아흔 한 번째 절을 올립니다. 092. 뭇 생명들과 함께하는 평화를 기원하며 아흔 두 번째 절을 올립니다. 093. 나와 더불어 사는 이웃들의 평화를 위해 아흔 세 번째 절을 올립니다. 094. 의미 없이 나누어진 지역과 지역 간의 평화를 위해 아흔 네 번째 절을 올립니다. 095. 정치적 이해로 다투는 국가와 국가 간의 평화를 위해 아흔 다섯 번째 절을 올립니다. 096. 이 세상의 모든 종교와 종교 간의 평화를 위해 아흔 여섯 번째 절을 올립니다. 097. 산 것과 죽은 것의 평화를 위해 아흔 일곱 번째 절을 올립니다. 098. 사람과 자연의 평화를 위해 아흔 여덟 번째 절을 올립니다. 099. 깨달음으로 충만한 마음의 평화를 위해 아흔 아홉 번째 절을 올립니다. 100. 가진자 와 못 가진 자와의 손잡음을 위해 백 번째 절을 올립니다. 101. 건강한 자와 병든 자의 손잡음을 위해 백한 번째 절을 올립니다. 102. 배운자 와 못 배운 자의 손잡음을 위해 백두 번째 절을 올립니다. 103. 어두운 그림자에 사로 잡혀 본래의 모습을 잃은 삶을 위해 백세 번째 절을 올립니다. 104. 나로 인해 어지러워진 모든 인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며 백네 번째 절을 올립니다. 105. 나를 사랑하고 돌보아 주는 사람들에 감사하며 백 다섯 번째 절을 올립니다. 106. 내가 누리는 모든 선과 아름다운 것들에 대해 감사하며 백 여섯 번째 절을 올립니다. 107. 나의 생존의 경이로움과 지금 여기 끊임없이 생성하는 생존에 대해 감사하며 백 일곱 번째 절을 올립니다. 108. 이 모든 것을 품고 하나의 우주인 귀하고 귀한 생명인 나를 위해 백 여덟 번째 절을 올립니다.

      글쓴이:ge8191 [공개설정 :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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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처님이 사위국의 제타 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
        에 계실 때였다.
        그 당시 수달이라는 장자가 있었는데 그는 천금의
        돈을 부처님께 보시하고 이렇게 생각했다.
        '나는 이 나라의 부호이기 때문에 천금의 돈으로 기
        원 정사를 지어 부처님과 스님들께 보시한 것은 결
        코 어려 일이 아니다. 오히려 빈궁하고 미천한 사람
        들로 바늘 하나, 실 한 올이라도 부처님께 보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어려운 일 아닌가.'
        수달 장자는 곧 바사닉왕에게 가서 빈궁하고 미천한
        사람들에게 보시의 공덕을 짓도록 하겠다는 뜻을 밝
        혔다. 왕은 쾌히 승낙하고 온 성중에 신하들을 보내
        어 여러 사람들에게 전파하도록 하였다
        "이제 수달 장자가 뭇사람들을 교화하여 보시의 공
        덕을 닦게 하려 합니다."
        이렇게 선전을 한지 7일 만에 수달 장자는 흰 코끼
        리를 타고 고시에 나타났다. 번화가로부터 변두리에
        이르기까지 곳곳을 누비며 보시의 공덕에 대해 설교
        를 했다. 수달 장자의 설교에 감화를 받은 많은 사
        람들이 기쁜 마음으로 의복, 영락, 금, 은 따위의 보
        물과 갖가지 팔찌, 바늘, 실 등을 가져와서 보시하였

        이때 마침 거지 행색을 한 어느 여인이 담요 한 장
        을 걸친 채 석달동안 떠돌아다니다가 길거리에서 설
        하는 수달 장자를 보았다. 그 여인은 수달 장자가
        여러 사람으로부터 물건을 받아들이는 것을 보고 옆
        사람에게 물었다.
        "저분은 거부로 이름난 수달 장자가 아닙니까? 천하
        에 아무 것도 부족함이 없는데 무엇 때문에 여러 사
        람들에게 구걸하며 다닙니까?"
        "그런 것이 아니오. 저 장자는 뭇사람들을 가엾이
        여겨 부처님과 스님들께 보시함으로써 복을 닦는 길
        을 가르키고 있는 것이오."
        이 말을 들은 여인은 마음속으로 환희심이 일어났
        다.
        '나는 전생에 보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같이 빈궁
        해진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보시하지
        않으면 후세에는 더욱 빈궁해질 것이다.'
        그리고 이 여인은 또 이렇게 생각했다
        '이 세상에서 부처님이란 만나기 매우 어렵다. 지금
        내가 보시하지 않으면 훗날 부처님과 스님들을 청하
        려 해도 불가능 할 것이다. 지금 당장 내 몸에 걸치
        고 있는 담요 한 장이라도 보시하다. 설령 이 담요
        가 아무런 공덕이 없다 하더라도 나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물건이다. 그러나 고통과 죽음을 각오하고서
        라도 담요를 보시해야 한다.'
        이렇게 생각한 그녀는 담요를 벗어 창문을 통해 수
        달 장자에게 던져 주었다. 수달 장자는 담요를 받았
        으나 사람이 보이지 않기에 하인을 보내 알아보게
        하였더니 어떤 빈궁한 여자가 알몸으로 있는 게 아
        닌가.
        하인이 깜짝 놀라며 물었다
        "그대는 무엇 때문에 옷으로 입고 있는 담요를 벗어
        보시하였는가?"
        "저는 후세에 가서도 이 고통스러운 가난을 다시 받
        을 까봐 그것이 두려워 보시하는 것입니다."
        하인은 이런 사실을 수달 장자에게 보고 하니 수달
        장자는 "정말 갸륵한 일이로구나"하고 감탄하면서
        자신의 옷을 벗어 그 여인에게 보시하였다 옷을 얻
        은 여인은 기쁨에 넘쳐서 "보시를 하니 당장 이런
        과보를 받는구나. 그러니 미래세에는 더 좋은 과보
        를 받을 것이틀림없다." 하고 크게 외쳤다.
        그 후 여인이 목숨을 마치게 되자 그 공덕으로 인해
        도리천에 왕생하게 외웠는데, 그녀는 도리천에서 자
        신을 가만히 생각해 보았다.
        '내가 무슨 복을 지었기에 이 천상에 태어났을까?
        인간 세상에 있을 때에는 매우 빈궁했는데 아마 담
        요 한 장을 보시한 그 공덕으로 여기에 태어난 것이
        틀림없으리라. 그렇다면 이제 곧 부처님과 수달 장
        자에게 은혜를 갚아야겠다.'
        그녀는 곧 천관을 쓰고 보배로 몸을 장엄하여 꽃과
        향을 뿌리며 천상에서 내려와 부처님과 수달장자에
        게 공양한 다음, 부처님께 다시 엎드려 예배를 올렸
        다. 이에 부처님은 그녀를 위해 여러 가지 진리를
        말씀해주셨다. 그녀는 부처님의 진리를 듣고 곧 깨
        들음을 얻은 다음 다시 하늘로 올라갔다.
        다음날 이른 아침에 여러 비구들이 부처님께 사뢰었

        "세존이시여, 어젯밤 부처님께 비친 광명은 무엇이
        었습니까?"
        "수달 장자의 교화를 받은 빈궁한 여인이 담요한장
        을 보시한 공덕으로 천상에 태어났다가 어제 나를
        공양하기 위해 인간세계로 내려왔는데 그때 비춘 광
        명이니라."
        부처님의 말씀을 들은 비구들은 모두 기뻐하면서 불
        법을 더욱 잘 봉행하였다.

        (찬집백연경)

        불교에서 제시하는 가장 이상적인 인간상은 보살이
        다. 한편으로는 한없는 지혜와 깨달음을 구하고, 다
        른 한편으로는 남에게 한없는 이익을 베풀어주는 사
        람이다. 여기에 나오는 수달 장자가 바로 그러한 사
        람이다.
        그러나 오늘의 현실을 되돌아보면 우리들 중에는 인
        간으로 태어나 인간이길 포기하고 사는 사람이 얼마
        나 많은가? 자신만의 이익과 영달을 위해 남을 처참
        히 짓밟고 남의 고통과 불행 위에 자신의 부를 추구
        하는 사람들, 남의 불행을 위로하는 척하며 속으로
        는 박수를 치는 간악한 중생심이 우리의 마음속에
        들어 있지는 않은지 모두가 자성해 볼일이다.
        수달 장자가 보시의 공덕을 깨우쳐 줌으로써 한 여
        인이 구원을 받게 되는 이 설화는 매우 감동적이며,
        우리를 다시 한번 반성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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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처님께서 사위국의 제타 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
        '에 계셨는데 이때는 부처님께서 6년 동안의 고행
        끝에 정각을 이룩하신 지 만 20년이 되던 해였다
        부처님이 하루는 비구 1,250인을 거느리고 고향인
        기비라성으로 떠날 생각을 했다.
        '이제 본국으로 돌아 갈 때는 여러 비구들에게 각각
        신통을 나타내게 하여 함께 가리라. 석가족의 왕들은
        교만심이 많아 공동 생활을 할 수 없으므로 이
        신통으로 교만심을 꺾으리라.'
        부처님은 이렇게 생각하시고 여러 비구들에게 분부
        하셨다
        "내가 이제 본국으로 돌아가려 하니 너희들도 각각
        신통변화를 나타내어 그곳에 사는 석씨들로 하여금
        진실로 복종하게 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말씀하신 다음 부처님께서는 큰 광명을 놓아
        여러 비구들과 함께 허공을 타고 가비라성에 도착하
        셨다 이때 정반왕은 부처님이 오셨다는 소문을 듣
        고, 길을 깨끗이 청소한 다음 길 양쪽으로 보배 방
        울을 단 깃발을 세웠다. 땅에 향수를 뿌리고 온갖
        음악을 연주하는 가운데서 부처님 일행을 맞이해 궁
        궐로 들어갔다. 정반왕은 부처님 일행에게 여러가
        지 음식으로 공양을 올렸다. 이때 정반왕이 부처님
        을 시종하고 있는 비구들을 보니, 비록 신통력은 있
        지만 용모가 너무 추악하여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
        래서 정반왕은 '용모가 단정한 석가족 왕자 5백명을
        골라 시중하도록 해야겠다' 는 생각을 하고 며칠후
        5백명을 뽑았다. 이 중에는 교만심이 강한 방게 왕
        자도 들어 있었다.
        정반왕은 5백명의 왕자와 함께 궁중 이발사 우바리
        를 부처님의 처소로 보냈다. 우바리는 부처님의 처
        소에서 5백명의 왕자의 머리를 깎았다. 발제 왕자의
        차례가 되자 우바리가 눈물을 뚝뚝 흘렸다. 발제
        왕자가 물었다.
        "그대는 무엇 때문에 눈물을 흘리는가?"
        "석씨 중에서도 발제왕자는 매우 존귀한 몸이신데,
        뜻밖에 머리를 깎고 거친 음식에다 더러운 옷을 입게
        된 것을 보니 절로 눈물이 나옵니다."
        이 말을 들은 발제 왕자는 마음속으로 서글프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출가하기 위해 나선 몸
        이니 어쩔 수가 없었다.
        발제 왕자가 수염과 머리를 다 깎은 뒤 가사를 걸치
        고 구족계를 받기 위해 여러 스님에게 차례로 예배
        하며 다니다가 우바리 앞에서는 우뚝 선 채 예배하
        지 않았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그 이유를 물었다.
        "그대가 우바리 앞에서만 예배하지 않는 까닭은 무
        엇인가?"
        "그는 천민이고 저는 존귀란 몸이기에 예배하지 않
        는 것입니다"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우리의 법에는 귀하거나 천한 것이 없다. 순간순간
        의 생사도 보장하기 어려운 허깨비 같은 우리 인생
        인데 거기에 무슨 귀천이 있겠는가?"
        "그렇다 할지라도 우리의 아인한테 예배할 수는 없
        지 않습니까"
        "하인이라고 했느냐? 사람의 귀천은 타고난 성씨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행동에 따라 귀천의
        구별이 있게 되느니라."
        이 말씀을 들은 발제는 마음에 깊은 깨우침이 있어
        진심으로 우바리에게 몸을 굽혀 예배하였다. 발제의
        아만심이 한꺼번에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부처님은 발제를 위하여 여러 자기 진리의 말씀을
        해주셨다. 이제 발제의 마음은 편안하기 그지없었다.
        숲속에 혼자 거처하여도 무덤 사이에서 잠을 자도
        두려움이란 조금도 없었다. 발제는 자신의 과거를
        되돌아보며 이렇게 생각했다
        '내가 왕궁에 있을 때에는 무장한 장수들의 호위를
        받고 있어도 항상 두려움을 느꼈었다.
        그러나 이제는 출가하여 마음의 평안을 얻은 뒤로는
        무덤 사이에서 잔다 해도 전혀 두려움이 없이는 참
        으로 평화롭기가 말할 수 없구나.'
        이때 발제의 생각을 알고 아난다가 부처님께 나아가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저 발제 비구는 전생에 무슨 복을 지
        었기에 호족에 태어나고, 또 출가한 지 오래지 않아
        마음에 평안을 얻게 되었습니까?"
        "아난다야, 자세히 들어라. 한없는 과거세 때의 일이
        다. 그 당시 바라나시에 어떤 벽지불이 있어 매일
        걸식을 하며 성안을 다녔다. 하루는 매우 가난한 사
        람이 떡 한 개를 얻어 막 먹으려 하는 찰나에 걸식
        을 하고 있던 벽지불을 보았던 것이다. 가난한 사람
        은 벽지불이 걸식하는 것을 보고 환희심이 생겨 그
        떡을 벽지 불에게 보시하였더니, 벽지불은 떡을 받
        자마자 허공에 올라가 여덟 가지의 신통을 나타냈
        다. 동쪽에서 솟아나 서쪽으로 사라지기도 하고, 남
        쪽에서 솟아나 북쪽으로 사라지기도 했다. 또 몸에
        서 물과 불을 내뿜기도 하므로 떡을 보시한 사람은
        더욱 환희심과 존경심이 일어나 속으로 원을 세우면
        서 집으로 돌아갔다. 그 사람은 이 공덕으로 인하여
        한량없는 이 세상을 거쳐오면서도 지옥이나 아귀,
        축생에 떨어지지 않고 항상 천상과 인간에 태어나
        부귀와 영화를 누리게 되었고 지금은 또 나를 만나
        서 출가하게 되었다
        아난다야, 알아야 한다. 당시 떡을 보시한 사람이 바
        로 지금의 발제 비구이니라."

        (찬집백연경)

        이 설화는 부처님의 가르침 중 매우 중요한 두 가지
        가 들어있다. 첫째는 교만심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
        다. 부처님은 교만심을 수행의 적으로 보고, 또 자기
        자신을 바라볼 수 없는 깨달음을 막아 버리는 무지
        의 근원으로 파악하신 것이다. 둘째는 만민 평등주
        의 사상이다.
        부처님의 확고한 사상을 '인간은 귀천으로 타고나거
        나 신분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행
        위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다.' 는 것이었다 엄격한 카
        스트 제도가 존재하던 당시에 이러한 부처님의 사상
        은 일대 혁명이었다. 많은 반대세력 시간이 흐를수
        록 평등의 가르침에 공감하여 불교에 귀의하는 사람
        이 늘어났다.
        부처님은 발제 왕자의 교만심을 버리게 함으로써 마
        음의 평화를 찾게 하였으며, 또 천민인 우바리에게
        예배하여 계급을 타파함으로써 우리 인간의 본질적
        인 모습이 뭔가를 잘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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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처님이 사위국의 제타 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
        에 계실 때였다
        그 당시 사위국의 바사닉 왕과 마다가국의 아사세왕
        은 서로 적국사이로 교전 상태에 있었다. 각국이 상
        병, 마병, 거병, 보병 등의 군사를 동원하여 전투를
        계속했으나 바사닉왕의 군사가 게 번이나 패전을 하
        고 말았다. 왕은 분노심과 수치심 때문에 침식도 잊
        으며 복수할 기회만을 노리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억만 장자인 한 바라문이 찾아왔다.
        "대왕님 저의 집에 금은 보배가 많으니 왕께서 이것
        을 마음대로 이용하여 코끼리와 말을 사들이고 상금
        을 걸고 군사를 모집하여 적군을 반격한다면 승리를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왕께선 너무 근심하거나 괴로워하지 마십시
        오."
        왕은 쾌히 허락하였다 장자는 약속대로 많은 보물을
        가져와 왕에게 바쳤다. 왕은 즉시 온 나라 안에 영
        을 내려 군사와 전술가를 모집하였다.
        이때 모집에 응해 온 어떤 사람이 기원문에 이르러
        감시 쉬고 있다가 문을 지키는 군사들이 주고 받는
        말을 듣게 되었다 즉 매우 날쌔고 용맹한 군사를 앞
        줄에 세우고 그 다음 보통 군사를 맨 뒤엔 저열한
        군사를 배치해야만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사람이 군사들의 말을 그대로 왕에게 아뢰자 왕은 그
        전법이 좋겠다 하고 받아들였다. 그래서 많은 군사
        를 모집하여 훈련시킨 다음 가장 날쌘 군사를 선두
        에, 보통 군사를 다음에, 지리멸렬한 군사를 맨 뒤에
        배치하는 전법을 써서 마가다국의 군사를 쳐부수고
        많은 코끼리와 말을 노획하고 아사세왕을 사로잡았
        다. 그리고 많은 전리품을 수레에 싣고 승리가를 부
        르며 돌아왔다.
        바사닉왕은 즉시 부처님께 나아가 이렇게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로서는 아사세왕에세 아무런 원한도
        없었는데, 아사세왕이 저를 원수처럼 여겨 왔습니다.
        그러나 아사세왕의 부왕이 바로 저와는 친한 사이인
        지라 차마 그의 아들을 죽일 수는 없으니 본국으로
        돌려보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참으로 좋은 일이오. 친한 사이건 친하지 않은 사
        이건 간에 생명은 해치기 말아야 하오."
        부처님께서 바사닉왕을 칭찬하신 다음 다음 계송을
        읊으셨다

        싸워서 진 자는 두려움에 떨고
        이긴 자는 기뻐한다
        만약 저 왕을 해방시킨다면
        한꺼번에 두 사람의 즐거움을 얻는 것이네
        그러나 그보다 더욱 즐거운 것은
        이기고 지는 것을 초월하는 것이네

        바사닉왕은 부처님의 게송을 듣고 곧 아사세왕을
        그의 본국으로 돌려보낸 다음 궁궐로 돌
        아와 다음과 같은 생각을 했다.
        '이번 전투에 승리를 거둔 것은 저 장자가 희사한
        많은 보물로 상금을 걸고 군사를 모집
        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왕은 장자를 불러 이렇게 말했다.
        "이번 전투는 그대가 희사한 값진 보물로써 상금을
        걸고 군사를 모집하였기에 승리를 거두게 된 것이
        다. 그대의 은혜를 갚고자 하니 소원이 있으면 말하
        라."
        이에 장자는 무릎을 꿇고 왕에게 아뢰었다.
        "제 말의 허물을 용서하신다면 감히 사뢰겠습니다."
        왕이 그렇게 하겠다고 하자 장자는 잠시 머뭇거리다
        가 말하였다.
        "제 소원을 말씀드리자면, 왕을 대신해서 7일 동안
        만 이 나라를 통치하는 것입니다."
        이에 왕은 약속대로 허락하였다. 왕의 즉위식과 똑
        같이 성대한 의식을 올리며 국왕으로 모신 다음 온
        백성들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새로 왕이 된 그는
        사위국의 속국인 여러 군소국가의 왕들에게 사신을
        보내어 앞으로 7일 동안 모든 정사를 중단하고 자신
        에게 배알하도록 한 다음 함께 삼보에 귀의해 부처
        님을 7일 동안 공양하였다.
        그리고 부처님 앞에 엎드려 예배드린 다음 큰 서원
        을 세웠다.
        "원하옵건대 이 7일 동안 왕 노릇한 공덕으로 미래
        세에는 눈 어두운 중생에겐 밝은 눈을 얻게 하고,
        구호 받지 못한 중생에겐 구호를 받게 하고, 해탈하
        지 못한 중생에겐 해탈하게 하고, 평안하지 못한 중
        생에겐 평안을 얻게 하고, 열반에 들지 못한 중생에
        겐 열반의 경지에 들어가게 하옵소서."
        장자의 이러한 발원을 들으시고 부처님은 빙그레 웃
        으셨다. 이때 아난다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물었다.
        "부처님께서는 함부로 웃음을 나타내지 않으셨는데,
        지금 빙그레 웃으신 까닭은 무엇입니까? 말씀해 주
        십시오."
        "아난다야, 너는 저 장자가 7일 동안 내게 공양하는
        것을 보았느냐?"
        "예 보았습니다"
        "자 정자는 나를 청하여 공양한 공덕으로 미래세에
        는 최승이라는 명호로 성불하여 많은 중생을 제도하
        게 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웃은 것뿐이다"
        그리고 부처님은 이어서 이 장자가 국왕 노릇을 하
        게 된 전생의 인연을 하나하나 들려주셨다.

        (찬집백연경)

        무엇이 진정한 승리인가에 대한 부처님의 사상이 잘
        드러나 있다.
        진정한 승리는 남을 무너뜨린 위에 깃발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어느 쪽이든 패배를 가져오지 않는 승
        리, 이것이 진정한 승리이다. 병법에 '적국을 온전
        한 채로 두고 굴복시키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고 적국을
        깨뜨려서 굴복시키는 것은 그 다음의 방법' 이라고
        하는 것도 부처님의 사상과 상통한다. 그리고 원수
        를 용서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언제까지라도
        아픔의 상처를 스스로 안고 살아가는 사람이다. 이
        는 인생을 즐겁게 사는 태도라고 볼 수 없다.
        다른 사람의 잘못과 실수를 언제나 꽁하고 살아가는
        사람은 자기 자신부터 괴로움에 시달리는 사람이다.
        그 사람은 손해를 볼 뿐이다. 또한 용서할 수 없는
        사람을 한 명이라도 갖는 다는 것은 자기 마음에 씻
        을 수 없는 상처를 간직하는 것과 같아. 공자는 "관
        대하면 사람을 얻는다"고 했고 와일드는 "증오는 사
        람을 눈멀게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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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처님이 사위국의 제타 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
        에 계실 때였다. 그 당시 베를 짜며 사는 사람이 있
        었는데 이름은 수마 였다. 그는 너무 가난하여 집에
        한 되의 곡식도 저장할 수 없는 날품팔이로 겨우 그
        날그날을 연명해 가는 처지 였다.
        어느 날 수마는 자신의 신세를 되돌아보며 이렇게
        생각했다
        '나는 전생에 보시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이
        같은 가난과 고통을 겪는다. 그렇다면 현재에 보시
        를 하지 않으면 곧 닥쳐올 미래세에 가서는 보다 더
        한 가난과 고통을 받게 될 것이다. 이제 부터라도
        노력해서 조그마한 물건이나마 보시하여 내세에는
        보다 나은 과보를 받아야 겠다.
        어느날 수마는 실 한 타래를 구해 집으로 돌아가다
        가 거리 복판에서 발우를 든 부처님이 여러 바구들
        과 함께 걸식하는 모습을 보았다. 수마는 들고 있던
        실타래를 만지작거리며
        '이거라도 부처님께 보시해야겠다.'는 생각이 나서
        부처님 앞에 나아가 이를 보시하였다.
        부처님께서는 이 실을 받아들더니 마침 잘되었다는
        듯이 몇 군데 떨어진 가사를 꿰매시었다. 이때 부처
        님께서 떨어진 가사를 꿰매시는 것을 본 수마는 너
        무도 기뻐 부처님 앞에 엎드려 예배를 드린 후 큰
        서원을 세우고 다움과 같은 게송을 읊었다.

        비록 변변치 못한 보시이지만
        큰 복밭을 만났기에 보시하나니
        서원대로 미래세에는 성불하여
        한없는 중생을 제도하려 하오니
        큰 덕망을 갖추신 부처님께옵서
        이 일을 증명해 주소서.

        부처님께서도 게송으로 답하셨다.

        그대 이제 나를 만나
        성실한 신심으로 보시하였나니
        미래세에 가서 성불할 때엔
        십언이란 명호로 그 소문이 널리 퍼져
        한량없는 중생들을 제도하리라.

        수마는 부처님의 게송을 듣고는 더욱 깊은 선심과
        공경심을 내어 땅에 엎드려 예배한 다음 다음과 같
        은 큰 서원을 세웠다
        "원컨대 이 실을 보시한 공덕으로 미래세에는 눈
        어두운 자에게 밝은 눈을 얻게 하고, 의지할 데 없
        는 자에겐 의지할 곳을 얻게 하고, 구호를 받지 못
        한 자에겐 구호를 받게 하고, 해탈하지 못한 자에겐
        해탈하게 하고, 평온하지 못한 자에겐 평온을 얻게
        하고, 열반에 들지 못한 자에겐 열반의 경지에 들어
        가게 해주소서."
        이와 같은 서원을 세우자 부처님께서 빙그레 웃으시
        고 곧 얼굴에 다섯 빛깔의 광명을 나타내시니, 그
        광명이 세겹으로 부처님을 둘러싼 후에 부처님의 정
        수리로 들어가 버렸다.
        이때 아난다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부처님께서는 함부로 웃음을 나타내지 않으시는데
        지금 빙그레 웃으신 까닭은 무엇 입니까? 말씀해 주
        십시오."
        "아난다야, 너는 저 가난한 수마가 나에게 실을 보
        시하고 환희심을 내어 큰 서원을 세우는 것을 보았
        느냐?"
        "보았습니다"
        "저 수마가 정성어린 마음으로 나에게 실을 보시하
        였기에 그는 미래세에 성불할 때 십연이란 명호로
        한없는 중생을 제도할 것이니 이 때문에 웃었을 뿐
        이다."
        부처님의 말씀을 들은 여러 비구들은 기쁜 마음으로
        부처님을 더욱 받들어 존경하였다

        (천집백연경)

        내가 소유하고 아끼는 것을 남에게 베풀라는 가르침
        은 단순히 '남에게 주라'는 의미가 아니라 부의 증
        대는 타인에게 베푸는 마음에서 출발되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궁극적으로 나의 풍요는 곧 타인의 풍요이어야 한다
        는 생각, 나의 풍요를 남에게 베풀고 안녕과 평화를
        함께 나누어 생명을 보전하고, 진리를 베풀어 바른
        길을 함께 걷자는 이타적인 행위가 바로 불교가 가
        르치는 보살정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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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처님이 사위국 제타 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실 때였다.
        어느 날 여러 비구들이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
        다.
        "세존께서는 무엇 때문에 보시가 한량없는 공덕이
        된다고 찬탄하십니까? 저희들은 왜 그런지 알지 못
        하니, 원컨대 설해 주옵소서."
        부처님은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비구들아 자세히 들어라. 이제 너희들에게 설해 주
        리라. 기억하건대 한량없는 과거세에 범예왕이 바라
        나시를 다스리고 있었다. 나라를 잘 다스려 백성들
        이 안락하고 풍요롭게 살았다. 코끼리`말`소`염소`
        따위 짐승들도 번성하였는데, 어느 날 그 나라에서
        점성술이 가장 뛰어난 어떤 바라문이 왕에 이렇게
        아뢰었다.
        "지금 이 나라에 화성이 출현했으므로 12년동안 큰
        가뭄이 계속되어 많은 백성들이 굶어 죽게 될 것입
        니다.
        이 말을 들은 왕은 밤 낮 근심에 쌓여 잠을 이루지
        못하였다.
        '어떻게 해야 백성들을 살릴 수 있을까?'
        하루는 왕이 산사를 불러 창고에 있는 곡식들을 백
        성들의 수와 맞추어 계산해 보게 하였다.
        산사가 명령에 따라 계산해 본 결과 한 사람에게 하
        루 한 되씩 준다면 6년까지는 공급할 수 있었다. 국
        왕의 몫은 두 되씩을 계산하였다.
        이로부터 나라에는 가뭄이 들어 국가의 창고를 풀
        어 산사가 계산한 대로 곡식을 배급해 주었다 한 해
        가 가고 두 해가 가고 6년째도 이미 저물어 가고 있
        었다. 이제 백성들은 모두 굶어죽을 판이었다. 이 사
        이에도 굶어죽는 백성들이 수없이 많았다.
        그런데 어느 날 바라문이 왕을 찾아와서 울면서 말
        했다.
        "이제 곡식이 떨어져 곧 죽게 되었습니다. 원컨대
        대왕의 몫에서 얼마의 양곡을 나눠 주십시오."
        범예왕은 이 말을 듣자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그리
        고 그는 이렇게 생각했다.
        '지금 이 굶주림과 목마름을 참지 못한다면 앞으로
        수없이 태어나야 할 미래세는 어떻게 그 추위와 더
        위, 그리고 굶주림과 같은 고통을 견뎌낼 수 있겠는
        가?
        이렇게 생각한 범예왕은 곡식의 절반을 바라문에게
        보시하였다.
        보시하는 순간 범예왕의 지극한 정성에 감응하여 천
        상의 궁전이 움직였다. 이때 천상의 제석천이 깜짝
        놀랐다.
        '무엇 때문에 나의 궁전이 흔들릴까? 나의 목숨이
        끝나려고 이러한 변이 일어나는 것일까?'
        이렇게 생각하며 세상을 관찰해 보았더니, 바로 범
        예왕이 굶주리는 이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나누어주
        는 것과 같은 매우 어려운 보시 였다.
        제석천은 범예왕의 그 마음이 과연 진실에서 우러나
        온 것인지를 시험해 볼 생각으로 곧 병들어 죽게 될
        바라문의 형상으로 변신한 다음 지팡이를 짚고 궁궐
        앞에 나타나 왕에게 구걸했다. 왕은 걸인을 보고 이
        렇게 생각했다.
        '지금 남아 있는 나의 몫을 보시하든 하지 않든 간
        에 결국 죽고 말 것이다. 차라리 깨끗히 보시하여
        남을 이롭게 한다면 죽어도 여한은 없으리라.'
        왕은 즉시 남은 곡식의 절반을 거지 바라문에게 주
        니 바라문이 대왕에게 물었다.
        "자신의 죽음을 돌보지 않는 이런 보시는 매우 어려
        운 일입니다. 대왕은 혹시 이 보시의 공덕으로 제석
        천왕이나 범천왕, 또는 전륜성왕이 되고 싶다거나
        아니면 세상의 영화와 향락을 바라고 이런 보시를
        하는 것은 아닙니까?"
        "나는 그런 것을 바라고 한 것은 아니오. 오직 소원
        이 있다면 미래세에는 정각을 성취하여 저 추위와
        더위와 굶주림의 고통에 허덕이는 중생들을 구제하
        려는 것뿐이오."
        이 말을 듣자 병든 바라문은 "참으로 훌륭하오. 전
        에 없던 일이오." 하며 찬사를 올리고 곧 본래의
        모습인 제석천으로 되돌아왔다.
        "대왕은 지금부터 백성들에게 병하여 빨리 밭을 갈
        고 씨를 뿌리게 하소서. 앞으로 이레 만에 틀림없이
        단비를 내리게 하리라."
        이 말을 들은 범예왕의 기쁨은 아류 말할 수가 없었
        다. 왕은 즉시 백성들에게 명을 내려 밭을 갈고 씨
        를 뿌리게 하였다 과연 이레가 되자 하늘에선 비가
        쏟아지기 시작하였다. 이래서 백성들은 옛날과 같이
        곡식이 풍성하고 안락한 생활을 하게 되었다.

        "비구들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그때의 범예왕이 바
        로 나의 전신이었다. 이 때문에 나는 항상 보시의
        과보가 한량없다는 것을 찬탄하는 것이니라.

        (찬집백연경)

        부처님은 보시의 공덕에 대해서 끝이 없도록 찬양하
        고 칭송했다. 보시의 공덕이 왜 이리 한량없이 큰가
        하는 것은 스스로를 한번 되돌아보면 알 것이다. 하
        잘 것도 없는 소유물도 남에게 준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 하물며 자신의 생명 연장을 포기하
        고 남에게 식량을 나눠준다는 것은 범부로서 선뜻
        할 수 없는 일이 아닌가.
        보시는 바로 남의 고통을 나의 고통으로 남의 불행
        을 나의 불행으로 남의 생명을 나의 생명과 똑같이
        바라보는 대자대비 사상의 발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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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 부처님이 사위국의 기원정사에 계시면서 대중
        들을 위해 설법을 하실 때였다.
        그 당시 한 바라문의 장자가 있었는데 이름을 남달
        이라 하였다. 그는 큰 부자로 이루 다 셀 수 없는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었다.
        '바라문의 법에 따라 큰 시주가 되어 이름을 드날려
        야겠다.'
        그 바라문은 이렇게 생각하고 자기 집 재산을 아끼
        지 않고 무차대회를 열어 5천 명의 바라문을 공양했
        다. 즉 5년동안 의복과 평상, 의약과 값진 보물들과
        제사를 아끼지 않고 공급하였다. 이런 것을 시주 받
        은 다른 바라문들은 남달 장자를 위해 여러 신과 사
        산` 오악과 별`물`불 등에게 제사지내며 '언제든지
        남달 장자에게 복을 내리소서' 하는 축원을 올렸다
        어느덧 5년이 지나 무차대회 마지막 날이 되었다 남
        달 장자는 매우 성대한 법회를 열었다. 코끼리`말`수
        레와 남녀의 종들과 온갖 세간살이와 칠보로 된 옷
        과 비단 일산과 가죽신과 사슴가죽으로 만든 옷, 지
        팡이, 걸상, 물통, 물주전자, 평상, 요, 자리 등 필요
        한 물건은 모두 보시하였다. 물건의 가짓수로는 무
        려 8만 4천여 종 이나 되었다.
        이날 마지막 모임에는 국왕은 물론 대신, 바라문, 장
        자들이 다 모여서 한바탕 부산하게 떠들어대며 즐거
        워했다. 부처님은 이런 광경을 보시고 탄식하면서
        말씀하셨다.
        "저 장자 바라문은 왜 저리도 어리석은가. 보시는
        저처럼 많으나 그에 대한 복은 적구나. 마치 불속에
        씨앗을 심는 것 같으니 이렇게 좋은 과보를 받겠는
        가. 만일 내가 교화하지 않으면 그는 영원히 진리와
        는 멀어질 것이다."
        이리하여 부처님은 곧 일어나 옷을 장엄하시고, 신
        통으로 땅속에서 솟아나 큰 광명ㅇ을 놓아 그 대회
        를 두루 비추었다. 대중들은 이를 보고는 전에 없던
        일이라 장자 남달을 비롯한 모든 대중들이 두려움에
        떨면서 부처님께 예배를 드렸다.
        부처님을 그래도 그들에게 공경심이 있음을 보시고
        다음과 같은 게송을 읊으셨다.

        한 달에 천번씩 제사를 드려
        죽을 때까지 그치지 않는다 해도
        잠깐 동안이나마 한마음으로
        바른 법 생각하는 것만 못하느니
        한 생각 사이 짓는 그 복은
        죽을 때까지 제사지내는 것보다 나으리.

        비록 백년 동안
        불신을 받들어 섬기더라도
        잠깐 동안이나마 부처님과 법과
        스님을 공양하는 것만 못하나니
        한번 공양으로 짓는 그 복은
        백년 동안 불신을 받드는 것보다 나으리.

        이 게송이 끝나자 부처님은 남달에게 말씀하셨다.
        "보시에는 네 종류가 있다. 첫째 보시하는 것은 많
        은데 복의 과보가 적은 것, 둘째 보시하는 것은 적
        은데 복의 과보가 많은 것, 셋째 보시하는 것도 많
        고 복의 과보도 많은 것, 넷째 보시하는 것도 적고
        복의 과보도 적은 것이 있다.
        보시하는 것은 많은데 그 복의 과보가 적은 보시는
        어떤 것인가. 그것은 어리석고 미련한 사람들의 보
        시이다. 생물을 죽여 제사지내며 술을 마시고 노래
        하며 춤추는 그런 보시이다. 이는 재물만 허비할 뿐
        복된 지혜의 보시가 아니다.
        보시하는 것도 적고 그 복의 과보도 적은 보시는 어
        떤 것인가. 이는 인색하고 이기적인 욕심으로 평범
        한 도사에게 보시하는 것이다. 이는 둘 다 어리석기
        때문이다.
        보시하는 것은 적은데 복의 과보가 많은 보시는 어
        떤 것인가, 이는 인자한 마음으로 도인을 받들고, 그
        도인도 그 보시를 받아 부지런히 공부한다면 비록
        보시는 적으나 복을 받는 과보는 더욱 많게 된다.
        보시하는 것도 많고 복을 받는 과보도 많은 보시는
        어떤 것인가. 만일 어떤 현명한 사람이 세상이 덧없
        음을 깨닫고 기쁜 마음으로 재물을 보시하여 탑과
        절과 과수원을 만들거나 부처님께 옷과 신과 평상과
        그 복의 흐름도 세세생생 끊어지지 않나니, 이것이
        이른바 보시도 많고 그 복도 많다는 것이다.
        보시는 비유하자면 마치 농사짓는 땅이 기름지거나
        메마른 것에 따라 수확이 같지 않음과 같으니라."
        이 말씀이 끝나자 남달 장자와 자리에 모인 대중들
        은 부처님의 신통을 보았는 데다가 설법까지 듣고는
        모두 기뻐하며 부처님의 제자가 되거나 신도가 되어
        깨달음을 얻었다.

        (법구비유경)

        무엇이 참된 보시인가를 잘 나타낸 설화이다.
        참된 보시는 베푸는 물량이나 종류에 기준을 두는
        것이 아니라 베푸는 자의 마음과 정성이 깃든 것이
        다.
        참된 보시의 전법으로 불자들의 입에 회자되는 빈자
        일동의 일화가 있다. 한 여인이 항상 부처님께 공양
        을 올리려는 마음이 지극했으나 가난하여 못 해오다
        가 국왕이 보시 공덕을 짓는 것을 보고 감격하여 구
        걸을 하여 얻은 돈으로 소량의 기름을 사서 등불 하
        나를 켰다. 국왕과 다른 사람이 밝힌 등은 이튿날
        새벽에 다 꺼졌으나 이 여인이 밝힌 등불만은 꺼지
        지 않았다. 날이 밝아 그 등불을 끄려했으나 도저히
        끌 수가 없었다. 이때 부처님께서 보시고는 "너의
        힘으로는 그 등불을 끌 수가 없다. 이 여인은 30 겁
        후에 부처가 되어 수미등광여래 라고 하리라" 하고
        수기 하셨다.
        보시를 하되 공덕을 바라거나 생색을 내거나 하면
        태산과 같은 보배를 보시한다 해도 청정한 마음으로
        등불 하나 켜는 것만 못하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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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처님이 이 세상에 계실 때였다. 그 당시 한 청년
        이 있었는데 그는 일찍 부모를 여의어서 품팔이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었다.
        그는 어떤 사람에게 도리천( 利天)은 아주 즐거운
        곳이며 그곳에 태어나려면 부처님과 스님을 공양해
        야 된다는 말도 들었다. 그는 스님들에게 크게 공양
        하려면 금 30냥 정도는 있어야 한다는 것도 알아냈
        다. 그는 곧 어느 장자를 찾아가서 자기를 써달라고
        했다.
        장자가 물었다.
        "너는 무슨 일을 할 수 있느냐?"
        "저는 무슨 일이나 다 할 수 있습니다. 3년 동안 일
        해 준다면 얼마를 주시겠습니까?"
        장자는 한참을 생각하고 나서는 청년을 쓰기로 결정
        하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금 30냥을 찾아갈 것이다."
        이렇게 일꾼으로 들어간 그는 3년의 기한이 차서 품
        삯을 받게 되었다. 장자가 품삯을 주면서 물었다.
        "너는 그 돈으로 무엇을 하려느냐?"
        "저는 부처님과 스님들을 공양하려 합니다."
        "그렇다면 내가 너를 도와주겠다. 그릇과 쌀. 국수
        등을 너에게 줄 것이니 음식을 만들어 부처님과 스
        님을 청하도록 해라."
        청년은 즉시 부처님이 계시는 곳으로 가서 부처님과
        스님들을 공양에 초청하였다. 부처님은 이 청년의
        공양 초대를 여러 스님들에게 알려 참석하게 했다.
        청년은 금 30냥을 들어 정성껏 음식을 마련해 놓고
        스님들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공교롭
        게도 스님들을 초청한 날이 명절이라서 많은 사람들
        이 일찍부터 음식을 해 가지고 스님들에게 가져갔
        다. 그래서 스님들은 배를 잔뜩 채운 뒤에 그 청년
        의 집으로 가게 되었다. 그런데 처음 소식을 받은
        스님부터 "조금만 다오."하더니, 모두가 하나같이
        "조금만 달라."고 하는 것이었다.
        청년은 그만 근심이 태산 같아 울음을 쏟았다. 3년
        동안 고생하여 준비한 음식을 스님들이 많이 드시기
        를 바랬는데 드시지 않으니 큰일이었다. 천상에 태
        어나는 소원은 이루어지기 틀렸다고 생각하며 부처
        님께 가서 아뢰었다.
        "스님들이 제 공양을 드시지 않으니 제 소원은 이루
        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청년에게 물으셨다.
        "전혀 드시지 않던가?"
        "아닙니다. 조금은 드셨습니다"
        "그러면 되었다. 전혀 드시지 않더라도 너의 소원은
        이루어질 것인데, 하물며 조금씩은 잡수셨다니 너의
        소원은 이루어 질 것이다."
        이 말을 듣고 청년은 기쁜 마음으로 돌아가서 자신
        도 음식을 먹었다. 여러 스님들은 공양을 끝내고 모
        두 돌아가고 없었다
        이날 마침 5백명의 상인들이 바다에서 육지로 올라
        왔다. 그들은 온 성안을 뒤졌으나 음식을 제공할 수
        있는 집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근년에 없던 흉년을 만나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살
        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때 어떤 사람이 다음과 같이 일러주었다.
        "어떤 청년의 집에서 오늘 보시회를 열었으니 거기
        가면 음식이 있을 것입니다."
        청년은 음식이 산더미처럼 남아 큰 걱정을 하고 있
        는데, 마침 상인들이 있다는 말을 듣고는 기쁜 마음
        으로 그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굶주린 배를 채우고
        난 상인들은 고맙다며 모두가 한 가지씩 선물을 했
        다. 제일 나이 어린 상인은 만 냥짜리 구슬 하나를
        주었고, 제일 나이 많은 상인은 10만냥의 값이 나가
        는 구슬 하나를 선사하였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구슬하나씩을 주었다. 그러나 이 청년은 구슬을 받
        기 위해 음식을 준 것이 아니라며 그 구슬을 받지
        않고 곧 부처님께 가서 아뢰었더니 부처님이 이렇게
        말씀하였다.
        "그것이 현세에서 받는 과보 이다. 갖는다 해도 괜
        찮을 것이다. 너는 후세에 반드시 천상에 태어날 것
        이니 두려워할 것이 없느니라."
        청년이 품팔이를 했던 주인 장자에게 외동딸이 있었는
        데, 그 주인은 청년에게 딸을 아내로 주었다. 그리고
        얼마 후 장자가 목숨을 마치자 마사닉왕은 젊은 신
        랑이 총명하고 지혜가 있다는 말을 듣고 장자의 재
        산을 모두 그 신랑에게 주었다. 원래 이 나라 법은
        아들이 없이 죽으면 그 재산은 국가에 귀속되게 되
        어 있다. 이리하여 청년은 가업이 융성해져서 마침
        내 사위성 안에서 제일 가는 부호가 외었다.
        이와 같이 그가 받는 현세의 과보도 이러한데 후세
        에 받을 과보야 말할 것이 있겠는가.

        (잡보장경)

        보시 즉 남에게 베푼다는 것은 아름다운 것이다.
        보시의 의미는 하늘이 베푼 부를 자기 혼자 소유할
        것이 아니라 남과 함께 공유하려는데 있다. 기업이
        축적한 부를 사회에 환원한다는 기업윤리도 큰 뜻의
        보시행위 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보시의 참뜻을
        잊어버리고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위한 방편으로 행
        하고 있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양로원이
        나 고아원에 TV한대, 쌀 몇 가마니 보시했다고 해
        서 신문이나 방송에 자신의 이름을 올려놓으려는 속
        셈은 명예를 바라는 야욕이 깃들여 있기 때문에 참
        된 보시의 공덕이 될 수 없다.
        보시는 베푸는 이의 지극한 정성과 기쁜 마음 이외
        에 조금도 삿된 생각이 들어 있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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