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엔 이런 삶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채♤


한 백 리 천 리 걷고 걷다보면


걸음이 무거워 생각마저 멈추고 싶을 때


짧기엔 너무 긴 삶일지라도


쉬어가는 느티나무 아래에서


목메이는 노래 한 자락 부르다가


먼 산 메아리 되돌아와 물으면


그래도 이 세상, 이 한 세상


아름답다고 말할 수 있었으면

 


붉게 물든 서산 노을빛은


못 잊을 연인의 옷자락처럼 고운데


청춘은 어느새 석양의 새 한 마리


길기엔 너무 짧은 삶일지라도


그 시절 그 만남, 다시 와 손 내밀면


외롭다거나 그립다는 말 대신


그래도 한평생, 그런대로


그럭저럭 살만하다고 웃을 수 있었으면

 


어느덧 날은 저물고


이 내 가슴에도 어둠이 깃들면


못다 한 이야기 강물 위에 뿌리고


돌아서는 길 위에 눈물 떨굴지라도


저녁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가 물으면


그래도 사는 일, 살아가는 일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었으면

 


마음먹어도 갈 수 없는 길 있더이다


가자고 작정해도 못 갈 길 있더이다


가다가다 다 못 가고 주저앉을 때


긴 그림자로 누운 노송이나 되어


어느 여름날 당신의 그늘이 될 수 있다면


어느 겨울날 세월의 바람막이 될 수 있다면


그것으로 나의 의미는 충분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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