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주말농장이나 집주변 공터, 베란다, 옥상, 화분 등을 이용해 직접 씨앗을 뿌리고 화학비료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먹거리를 생산하는 도시민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도시에서 텃밭 가꾸기는 단순히 몇 평의 땅에 작물을 가꾸어본다는 차원을 넘어 생명의 근원인 자연과, 흙과 만나는 삶의 시작이라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즉 도시민들은 텃밭 가꾸기를 통해 도시적 삶으로 인해 멀어졌던 땅과, 흙을 만나고, 그로 인해 삶의 생기를 회복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농약 안치고 텃밭을 가꾸는 것은 가족이 먹을 밥상의 한 부분을 직접 마련해 봄으로써 먹거리, 그 생명의 양식에 대한 소중함을 새삼 일깨우게 하는 일입니다. 또한 흙을 만나고 그 속에서 작물이라는 생명을 가꾸고 돌보는 과정을 통해 자연과의 교감을 이루며 생명에 대한 공경심을 회복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자연퇴비나 효소, 토양광물, 토양 미생물과 같은 자연재료만을 이용하여 작물을 재배하는 유기농업이야 말로 농약 안치고 텃밭 가꾸기의 핵심입니다.
즉 유기농법은 환경친화적인 농법으로 토양의 지력을 증대시킬 뿐만 아니라 환경의 파괴를 지연시킬 수 있는 농법인 것입니다. 최근 각종 공해문제가 사회적 관심의 대상으로 표출되기 시작하면서 식품오염의 심각성이 자주 대두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토양을 이용한 순수 자연농법으로 환경문제와 먹거리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유기농 재배 인구가 날로 늘고 있습니다.
■ 유기농 먹거리의 차이점
유기농업으로 생산한 먹거리와 화학농업으로 생산한 먹거리를 비교해보면 많은 차이점이 있습니다. 먼저 유기농업으로 생산된 근채류나 엽채류는 뿌리가 길고 굵으며, 숫자가 많습니다. 화학비료는 그 성분이 진해 영양분 흡수에 필요한 뿌리숫자가 적어도 많은 영양분을 흡수할 수 있지만 퇴비는 성분이 낮아 많은 뿌리로 영양분을 흡수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화학비료로 생산된 것은 맛이 싱겁고 쓰지만 유기농업으로 생산된 농산물은 더 달고 더 간이 맞고 감칠맛이 납니다. 그 이유는 잎에서 광합성을 활발하게 하여 탄수화물을 많이 생산해서 다량 저장하기 때문이며, 풍성하고 긴 뿌리가 토양의 다량 원소, 미량원소를 충분히 흡수하여 저장하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향기도 다릅니다. 토마토의 향기를 맡아보고 오이나 딸기, 포도의 향기를 맡아보면 우리가 시골에서 먹고 맛 보던 바로 그 맛, 바로 그 향기입니다. 토양이 회복돼 영양성분을 충분히 흡수하여 그 식물의 특성이 회복되니 향기도 자연히 회복된 것이지요.
■ 유기농업의 방법
유기농업의 구체적인 방법에는 일정한 틀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유기농업을 실천하는 농가에서 사용하는 방법은 농가의 여건에 따라 다양합니다. 사실 유기농업의 경우 구체적인 기술이 획일적이어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그러나 비록 방법상의 차이는 있지만 유기농업을 하는 농가가 공통적으로 지키고 있는 틀이 있는데, 그것은 작물 재배에 있어서 화학비료와 일반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즉 화학비료와 일반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기본 틀을 지키면서 여러가지 방법으로 희망하는 작물을 재배하는 것입니다.
유기농업에 있어서 토양 비옥도를 높이는 일에 각종 유기질비료를 쓰는 점은 공통이나 병해충을 방제하는 방법은 특히 다양합니다. 병해충 방제를 위해서는 여러가지 미생물제, 미생물을 이용한 발효산물, 목초액, 초목회 등이 사용되며, 이 경우 미생물제 및 그 생산물의 종류가 매우 다양합니다.
이밖에 맥반석과 같은 천연 광물질이 쓰이기도 합니다. 유기농업을 하는 농가 중에는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고 잡초를 관리하기 위해 논에 오리를 사육하는 이들도 있고 아주 드문 예이지만 논에 우렁이를 길러 잡초를 방제하려는 시도를 하는 농가도 있습니다.
밭에서의 잡초발생 억제를 위해서는 쌀겨 등과 같은 유기물로 멀칭하는 농가도 있습니다.
■ 퇴비 만들기
유기농업에서 퇴비는 빠뜨릴 수 없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퇴비를 만드는 여러 방법 중 하나는 식물성 유기질을 주체로 하여 거기에 쌀겨며 닭똥 등을 가하여 발효시켜 만드는 방법이 있습니다. 계절에 따라서 재료를 입수할 수 있는 것은 다르지만 만드는 재료는 낙엽(침엽수 제외), 가마니 부스러기, 잡초, 생활 쓰레기, 볏짚, 풀, 작물의 찌꺼기 등이 사용됩니다. 이것들을 시간이 날 때마다 조금씩 모아서 가급적 날풀과 마른 식물을 엇갈리게 임시로 쌓고, 음식물의 찌꺼기들을 그 사이에 섞으면 훌륭한 퇴비가 됩니다.
■ 유기농법를 안내한 책
유기농법을 안내한 책들 중 권할 만한 것으로는 우선 전국귀농운동본부에서 엮은 주말농사 텃밭 가꾸기(도시인을 위한)가 있습니다. 무공해 유기농사법이 주요한 주제이며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도시인들의 주말농사 안내서입니다. 작물마다 새싹과 포기, 수확물 사진을 보여주고 꼭 필요한 재배법에서는 그림으로 보여주어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따라하기 쉽도록 만들어진 책입니다.
도서출판 허브월드에서 출판한 텃밭 채소 가꾸기(행복한 우리집 건강한 식탁을 위한)도 있습니다. 이 책은 경기도농업기술원 채소재배연구실의 연구진이 공동으로 텃밭채소 가꾸는 요령을 그림과 함께 사진으로 설명한 책입니다. 도시민의 주말농장 가꾸기가 많이 늘고 있는 시점에서 텃밭채소 가꾸기 길잡이가 될 수 있도록 올 컬러로 제작, 초보자의 이해를 돕고 있습니다.
한편 이 책의 필진으로 참가한 서명훈 경기도농업기술원 농학박사는 채소정보가 가득한 채소이야기(http://vegetables.pe.kr)란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사이트에는 채소재배 기술 및 최신 논문 등 다양한 채소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 글쓴이 : 박정호 ■ 출처 : OK 시골
텃밭 잡초 효과적으로 없애는 방법들
텃밭 가꾸기에서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가 잡초와의 전쟁입니다. 전원주택에서 마당이나 정원을 가꿀 때도 잡초와 계속적인 신경전을 펼쳐야 합니다. 돌아서면 나오고 죽었는가 싶었는데 살아나는 잡초는 그야말로 전원생활의 걸림돌입니다. 끊임없이 전쟁을 펼쳐야 하는 잡초의 다양한 방제법을 소개합니다.
지구상의 표토는 씨드뱅크(Seed bank)라고 할 정도로 많은 종류의 식물종자가 저장되어 있습니다. 어떤 통계에 따르면 제초를 하지 않는 토양 중에 포함되어 있는 잡초의 종자는 10a당 2억7,432만개나 되며 무게로는 47.5㎏이나 된다고 합니다.
잡초란 일반적으로 경작하거나 재배하는 작물 이외의 식물을 가리킵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잔디밭의 크로바는 잡초이며, 크로바 밭의 잔디 또한 잡초의 범주에 들어갑니다. 경작하는 사람이 그 토지에서 자라게 하는 목적 농작물이나 화초, 조경수 등의 대상 이외의 것은 모두 잡초라 할 수 있습니다.
잡초의 종류와 제거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밭 잡초의 종류
우리나라에 발생하는 주요 밭 잡초는 잎이 좁은 화본과 잡초로서 바랭이, 둑새풀, 강아지풀 등이 있고, 광엽 잡초로는 쇠비름, 깨풀, 비름, 명아주, 망초, 쑥 등이 이에 속합니다. 방동산이과 잡초로는 방동산이, 하늘직이 등이 있습니다.
여름 밭작물 포장의 많이 번지는 잡초로는 쑥, 바랭이, 쇠비름, 개비름, 명아주, 돌피, 강아지풀, 망초 등이, 겨울 밭작물의 경우로는 냉이, 둑새풀, 쑥, 고들빼기, 별꽃, 벼룩나물, 황새냉이 등으로 조사 보고되고 있습니다.
잡초가 많이 번지는 순위는 어떤 작물을 재배하느냐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납니다. 특히 비닐피복재배 작물의 경우 키가 큰 잡초는 발생하지 않고, 대부분 포복성 잡초인 바랭이나 쇠비름이 90% 이상을 차지하게 되고, 콩처럼 비닐피복재배를 하지 않는 경우에는 명아주, 비름, 깨풀 등 키가 큰 잡초가 많이 생깁니다.
잡초방제법의 종류
▲ 생태적 방제
잡초나 작물의 생태를 이용한 방법으로서 경작을 하는 과정에서 잡초 방제를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경운기로 밭을 갈면서 지표근처의 잡초 종자나 잡초의 뿌리를 흔들어 놓고 줄기가 땅 속으로 내려가게 하여 잡초의 발아를 어렵게 하거나 최근에 많은 관심을 끌고 있는 타감작용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는 식물의 뿌리나 잎 등에서 방출되는 화학물질이 다른 주변의 식물에 대해 발아를 억제시키거나 생육저해작용을 일으키는 것을 말합니다. 또한 과수원의 경우 월동성 잡초인 둑새풀을 키워 다른 잡초의 발생을 막을 뿐만 아니라 6월이면 스스로 죽게되어 퇴비화 할 수 있는 방법도 있습니다.
▲ 기계적(물리적) 방제
예초기로 잡초를 잘라내는 방법입니다. 토양의 유실을 방제할 뿐만 아니라 잡초 자체를 퇴비화하여 토양내의 유기물 함량을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예초기 사용을 할 때 위험하기 때문에 극히 주의를 요합니다. 월동잡초는 트랙터나 경운기로 밭을 갈면서 잡초를 유기물화 하는데 이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비닐멀칭을 할 경우 예전에는 백색투명비닐과 흑색비닐만으로 피복을 했는데, 백색 투명비닐은 지온을 상승시키나 잡초발생이 문제였고, 흑색비닐은 잡초발생을 억제시키나 지온의 상승이 낮아 피복자재 선택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수년전부터는 배색필름이 나와 백색투명비닐과 흑색비닐의 장점을 채택되어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녹색비닐도 개발 생산되어 배추 등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 생물적 방제
논잡초 방제를 위하여 오리농법, 왕우렁이농법이 널리 알려져 있고, 최근에는 긴꼬리투구새우, 철갑새우, 초어의 이용 등이 시험되고 있습니다. 곤충, 미생물 등도 이용되고 있습니다.
▲ 화학적 방제
현재의 잡초방제는 대부분 제초제에 의하여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제초제에 의하지 않고 손으로 직접 뽑을 수만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수는 없겠지만 제초작업에 워낙 많은 노동력이 소요되기에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부담이 큰 제초 노동을 제초제로 대체하여 이용하고 있습니다.
- 제초제의 일반적인 성질
제초제는 잡초의 발생지역에 따라 논잡초약, 밭잡초약 및 과원잡초약 등으로 구분됩니다. 약제처리 방법에 따라 제초제를 구분하면 잡초가 발생되기 전에 토양에 처리하는 토양처리제와 잡초 생육 중에 잡초 경엽에 처리하는 경엽처리제가 있습니다. 경엽처리제는 잡초의 형태에 따라 화본과잡초약 및 광엽잡초약으로 구분,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제초제의 화학적 조성에 따라 무기제초제와 유기제초제로 분류하고, 다시 제초제의 분자구조상의 제초활성을 나타내는 활성기에 따라 페녹시계, 트리아진계, 아미드계, 요소계, 호르몬계 등으로 분류합니다.
제초제는 식물체내에서 광합성저해, 에너지 생성저해, 단백질 합성저해, 호르몬(특히 옥신) 작용저해 및 세포분열 저해 등으로 잡초를 고사시킵니다. 제초제는 본질적으로 식물을 죽이는 약제로 어느 농도 이상 또는 어떤 조건에서 식물에 처리하면 대부분의 식물은 약해를 받게 됩니다. 그렇지만 농도를 낮게 처리할 경우 약해를 받는 정도가 식물의 종류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데 이를 제초제의 선택성이라고 합니다.
- 제초제 처리를 할 때 유의사항
밭 제초제 처리를 할 때 유의해야 할 점은 작물에 안전하게 잡초를 방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밭제초제는 토양처리제와 경엽처리제를 구분합니다. 토양처리제는 잡초가 발생하기 전에 처리하는 약제이며, 기존에 있던 잡초는 방제하지 못합니다.
경엽처리제는 주로 잎이 좁은 화본과 잡초를 방제하는 것으로서 잡초 발생 이후에 잡초의 경엽에 처리하는 것입니다. 이 약제는 특히 살포시기가 늦지 않도록 주의를 요합니다. 물론 잎이 넓은 광엽잡초에는 효과가 적거나 없습니다.
비닐피복에 있어서 흑색비닐을 피복을 할 경우 제초제를 처리할 필요가 없으며, 백색 비닐을 피복할 경우 제초제를 처리해야 합니다. 이에 구멍이 있는 유공비닐의 경우 경운-로타리-제초제 살포-유공비닐 피복-파종 순으로 작업을 하는데 파종을 할 때 제초제의 처리층이 깨지기 때문에 파공에서 나중에 잡초가 많이 발생하게 됩니다.
무공비닐의 경우 경운-로타리-제초제 살포-파종-비닐피복 순으로 작업을 하는데 나중에 작물이 출현하면 구멍을 뚫어 주는데, 이때에는 휘산이 아주 낮은 제초제를 사용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비닐피복재배의 경우 직파를 하는 참깨 등은 정식을 하는 작물에 비하여 제초제에 특히 민감하기 때문에 약해가 발생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포장 정지작업을 할 때 특히 쇄토작업과 제초제의 약효와는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흙덩어리, 폐비닐, 돌, 나무막대기 등이 있을 경우 이들 밑에는 제초제가 살포되지 않아 잡초가 많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리고 4∼5월 경에는 봄가뭄으로 포장상태가 아주 건조하기 때문에 약효가 다소 저하될 가능성이 높아 약량은 그대로 희석하되 살포 물량은 약간 많게 하여 처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제초제처리 후 처리층 파괴를 피하기 위하여 밭을 자주 밟고 다니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그리고 골에 발생하는 잡초는 살포시 노즐에 캡을 씌워서 잡초 경엽에 처리하면 쉽게 제거할 수 있습니다.
제초제는 작물별로 등록되어 있기 때문에 등록된 제초제를 사용방법에 맞추어 사용할 때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글쓴이 강충길님은 농학박사이며 농업과학기술원 작물보호부 농업연구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