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묵나물이란 산나물이나 채소가 파릇파릇할 때 뜯어서 말려뒀다가 겨울부터 이듬해 봄까지 이용하는 나물을 말한다. 봄에는 고사리·취나물·다래순 등 주로 산나물을 이용해 묵나물을 만드는 반면 가을에는 재배한 채소를 이용해 묵나물을 장만한다.
가을걷이 틈틈이 짬을 내거나 가을걷이 후 준비하는 묵나물로는 시래기·무말랭이·가지말랭이·호박고지·토란대 등이 있다. 가을 묵나물 만드는 법과 이용법에 대해 알아보자.
◆시래기=무청을 말려두면 이듬해 봄까지 국거리 걱정이 없다. 무청은 무 끝부분이 달린 채로 잘라 지저분한 겉잎은 떼어내고 말린다. 엮어둔 시래기는 시래깃국을 끓일 때마다 조금씩 빼내 삶거나, 12월 중순 김장 후 한꺼번에 삶은 다음 물기를 꼭 짜고 한끼 분량씩 작은 비닐봉지에 담아 냉동실에 넣어두고 이용해도 된다. 시래기는 질기기 때문에 요리시 다른 재료와 잘 어울리도록 하려면 푹 삶아야 한다. 줄기 부분을 손톱으로 눌렀을 때 쑥 들어가면서 결대로 찢어지면 잘 삶긴 것이다. 시래기는 한겨울의 훌륭한 비타민 공급원으로 비타민A·B·B·C, 칼슘 등이 다량 함유돼 있다.
◆무말랭이=무오가리라고도 한다. 무 껍질을 벗기지 않고 썰어 말려야 쫄깃쫄깃하면서도 단맛이 난다. 너무 두껍게 썰지 말고 얇실하게 써는 것이 요령. 보통 5㎜ 두께에 5㎝ 길이로 썰면 적당하다. 썬 무는 대나무 채반에 널어 말리거나 실에 꿰어 말린다. 실에 꿸 때는 너무 촘촘해지지 않도록 주의한다. 공기가 잘 통하고 서로 몸이 닿지 않아야 변색 없이 잘 마른다. 무말랭이는 꾸덕하게 불린 후 양념을 넣어 무쳐도 좋고, 간을 한 뒤 만두 속에 넣어도 별미다. 불릴 때는 찬물에 1시간 정도 담가두면 적당하다. 너무 오래 불리면 단맛이 빠져나간다.
◆가지말랭이=먹기 적당한 두께로 둥글게 썰어 채반에 널어 말리거나 통가지를 세로로 4~6등분해 서로 달라붙지 않게 이쑤시개로 벌린 후 꼭지를 실에 꿰어 빨래 널듯 말린다. 가지는 수분이 많아 볕 좋은 날 말려야 하는데, 4일 정도 말리면 적당하다. 말린 가지는 양념 후 기름에 볶아 나물로 이용하는데, 다른 묵나물과 달리 꼭 삶지 않아도 된다. 미지근한 물에 담가뒀다가 부드러워진 뒤 건져서 물기를 짠 후 조리하면 제 맛이 난다.
◆호박고지=호박오가리라고도 한다. 호박고지는 2가지 종류가 있다. 애호박을 썰어서 말린 것은 반찬용으로 쓰고, 청둥호박을 말린 것은 시루떡에 넣어 먹거나 호박죽·호박범벅으로 이용한다. 애호박고지용으로는 길쭉한 애호박보다 둥근 조선애호박이 좋다. 얇게 썬 후 채반에 널어 말리는데, 중간에 한번 뒤집어주면 빨리 마른다. 청둥호박은 호박 껍질을 벗기고 씨를 발라낸 다음 긴 끈처럼 5㎜ 두께로 둥글게 썰어 줄에 널어 말린다. 꾸덕꾸덕하게 마르면 타래를 지어 보관한다. 이용하기 좋게 잘라서 말려도 된다.
◆토란대=말리기 전 우선 겉껍질을 벗겨내야 하는데, 칼로 아래쪽을 살짝 벗긴 후 위로 당기면 잘 벗겨진다. 끓는 물에 소금을 조금 넣고 데친 뒤 찬물에 헹궈 겹치지 않게 채반에 널어 말린다. 한뼘 길이로 잘라서 말리면 이용하기 좋다. 말린 토란대는 물에 불린 후 육개장에 넣거나 나물로 이용한다. 반나절 정도 불리면 마르기 전의 상태로 돌아간다. 토란대에는 수산칼슘 성분이 있어 먹을 때 목이 아리고 가려운데, 물에 푹 불리면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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